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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아이를 안 낳는 며느리

15차 마지막 강의가 끝났다  질문할 것 있으면 해보라고 한다 어떤 실버가 요상한 질문을 한다

자기 며느리가 아기를 안 난다는 것이다  이걸 어떻하면 좋겠나 어디다 고발(?)하면 안되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고발은 진짜 고발이 아닌 일종의 상담인데 사회적으로 풀어보려고 하는것 같다 

이 며느리를 어떻했으면 좋은가? 인권문제로 답변을 들려준다

 

답변: 자식을 낳고 안 낳고는  며느리에게 있지 시부모에게 있지않다 여자는 몸으로 실제 낳기 때문이다 여자가 안 낳겠다하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몸의 보호차원에서도 중요한 것을 무작정 낳으라고 할 수는 없다는것 

 지금이 조선시대라면 아마 이런 시부모는 며느리를  벌써 내 쫓았을 것이다

 

내가 어렸을적에는 아들이 최고다 지금은 아들,딸을 그전보단 덜 따진다 젊은층에서는 오히려 딸을 바란다고 한다

아들이 없는 집안은 항상 근심걱정이었다 "누구네 집은 아들도 없어!" 그리고 아들을 못낳은 죄인취급받고 했다 스스로도 그렇게 살았다 동네서 보면 어떤집은 딸만 줄줄 나와 막내딸을 '서운'이라고 지은 집도 실지 있었다 그러다가 그 밑으로 아들을 낳았다 이아들은 왕자대우를 받는다

 

내가  중학교 다닐 때  그때도 우리나라가 몹씨 가난할 때 였다 동네에  부부가 사는데 딸만 넷이다 이 딸들이 모두 예쁘고 옷도 깔끔하게 입혔고 큰딸은 부잣집 아이처럼 꾸미고 다녔다  엄마도 세련되서 그당시 미싱을 돌려 생계를 꾸렸다 아저씨는 만년 실업자다 소문으로는 아저씨가 상당히 배운것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왼만한 일은 못한다고, 얼굴도 매끈하게 생겼고 지식인처럼 보였다

 

 마침 집은 自家였는데 모두들 어떻게 먹고사는지 궁굼했지만 돈을 꾸러 다니지는 않았고 방3개가 있는데 방 하나를  선생부부에게 주어 세를 받았다

 

딸 넷가진 부부네는 어느날 또 임신했다 "모두들 이번에는 꼭 아들을 낳아야 할텐데..."   그 당시는 산아제한이 있었고 피임방법도 있었다 그 부부는 어렵게 사는데도 불구하고 또 임신을 한 것이다 

 

사람들 말로는 그 아저씨가 어느날 이렇게 말하더란다 "내 반드시 아들을 낳고 말꺼야" 즉 이부부의 삶은 자식을 어떻게 잘 기를까가 아닌 아들 낳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나도 아주머니가 배가 볼록해서 다니는것을 자주봤다 그러다 드디어 아들을 낳았다 부부의 기쁨은 상당히 컸을 것이다 듣자하니 아저씨가 "밥을 안 먹어도 도무지 배고푼줄 모른다고," 신이 나서 회파람까지 불며 다니는것을 봤다

그런 소릴들어서 그런가 정말로 아저씨 얼굴이 아주 해맗다 

 

동네 사람들은 전부 "정말 잘됬다"하며 한마디씩 해줬고 아주머니도 당당한 얼굴이다 어느날 우리엄마가 들었다 

딸에게 "너 얘기 잘봐야 되 만약 조금이라도 다치면 넌 죽을줄 알아라" 하며 주먹을 쥐드란다 

그 아들은 그 집안의 왕이다 그  후 우린 그 동네를 떠나 살았기에  뒷일은 모른다

 

참 지금 생각하면 씁쓸한 이야기다 난 어려서도 왜 한국사람들은 그렇게 아들을 바랄까? 이게 항상 못마땅했다

그래서 커가면서 남녀평등을 유난히 외쳤는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하자

 아들을 낳고 하는것은 부모의 만족이고 욕심이다 아이에게 물어보라? "너가 태여나서 기쁘니?" 물론 기뿔것이다 부모로부터 생명을 이어받고 태여났으니,그러나 아들을 바라는것은 부모들이 자기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이다 "나도 아들이 있다" 하는것을 보여주고 싶은것이다 딸딸이만 있다는것은 창피한 일인것이다

 

어째서 딸만 낳은것이 잘못된 것인가? 마치 죄를 지은것처럼 행동하는 생각하는것 자체가 잘못됬다

딸만 있고 먹을것도 없으면서 아들을 간절히 바라는 부모들이 당시는 참 많았다

어떤 아버지는 지겟군으로 겨우 풀칠하면서 딸만 셋인데 "우리집은 개도 암놈이야" 하는 소릴 들었다

 

또 어떤집은 그당시 아들만 다섯을 둔 가장이 있었다 어느날 남자들이 술 먹으며 안주를 손가락으로 집어 먹는데 주의에서 "이 양반이 그래도 이손으로 아들만 다섯을 낳은 분이야"

그 아버지 신이나서 한마디 한다 그래서 우리집은 아내만 빼고 전부 남자라 식사시간에 "엄마 물좀 줘요?"하면

"야 임마! 니가 떠다 먹어"  아들 다섯이 전부 지애미만 시키면 안될것 같아서 그랬다고 자랑한다

 

 지금 아들만 있는 그부모들 어떻게 사는지는 모르지만 적막하기 이를데 없고 그 아들들이 효자가 아닌이상 아들 많을수록 서로 모시기 싫어 한다는데, 어떻게 사는지 괸히 궁금해진다

 

오늘 그 질문을 들으면서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질문을 한 아저씨는 아들 이야기는 안하고 무조건 '며느리가 아기를 안 낳으니 어떡하냐고'이다 그렇다면 분명히 아들하고 어떤 말이 오고가고 했을 것이다

나중에 낳자든지, 기반잡히면 낳든지, 어쨋튼 지금은 아니야!  하고 아들내외는 외쳤을지도 모르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시아버지짜리가 며느리 탓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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