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그세 왔다갔다 요번 추석은 대단히 길다 14일부터 시작해서 사흘이지만 토,일이 연달아 있어 이것만 해도 5일이고 9월 10일 토요일부터 따지면 9일이 된다 여유있는 사람들은 해외로 간다 인천공항은 북새통이다
해마다 추석과 설 명절에 가장 크게 말하는것이 물가보다 교통량이다 차량이 얼마만큼 밀리지않고 제시간에 도착할 것인가 고향가는 사람들은 꼭 찾아간다
방송에서도 보면 한복을 입고 안입었어도 선물보따리를 들고 고속버스와 기차를 타고 자기차를 타고 내려가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명절 기분난다
명절기분 나는것은 뭐니뭐니해도 풍성한 먹을거리다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이집저집 비록 아파트라 할지라도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모였다 하더라도 지지고 볶고 기름냄새 풍겨야 명절 기분난다
한복을 입고 선물은 샀는데 먹을거리가 없다면 그건 안된다
여행을 아무리 잘갔어도 먹는게 부실하면 그건 망친 여행이란다
올해는 가톨릭문화원에서 미사와 음악회를 곁들여 한다 예물을 본당에다 안넣고 그쪽으로 넣었다
마침 셔틀버스가 부천송내역에서 뜬다
채비를 하고 갔다 거리는 그저 그렇고 지하철 탔을 때 고객들은 많지 않았다
버스에 올라탔다 나는 항상 맨앞에 앉는다
왜냐?
앞에 앉아야 훤하게 풍경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닥 많지는 않다 시동걸고 떠났는데 인천부천 버스는 서울 가양에서 한번 더 고객들을 태운다
12시 30분까지가 가양의 도착시간이다
차가 밀리는 것이다 살짝도 아니고 송내역에서 가양은 얼마 안되는 거리다 얼마나 밀리는지 20분도 더밀려서 갔다 2사람만 탄다 평소는 많았다는데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 적단다
태우고 떠났다
이제부터 정말 밀리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거북이처럼 쫘악 차들이 살살기어서 간다
갑자기 기분이 묘해진다 아! 이것이 추석과 설의 도로풍경이구나 !
나는 갑자기 기뻐진다 꽉 막히는 것을 실지로 체험해보니 명절기분이 나는것이다 가야 할 곳에 특별히 날 기다리는 사람도 없다
언젠가 남동생이 설이나 추석에 방송에서 차밀리는것과 버스,기차표 예매하느라 줄을 길게 서고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린 생전 저런걸 몰라!" 하던 기억이 난다 그 말속에는 은근한 부러움도 약간 서려있었다
친가,외가 조부모님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엄마도 외아들 외딸이다 아버지 밑으로 여동생 그러니까 고모들만 셋있고 엄마 밑으로 남동생 외삼춘만 셋있다 다 자기들 살기 바쁘다 우린 제사도 안지낸다
그래서 모이지 못한다
tv서나 설기분을 느끼던것을 실제 내가 잠깐이지만(부천서 목적지까지는 밀리면서도 90만에 왔다)
명절은 이렇게 차도 밀려야 되고 기름냄세 풍기며 지지고 볶고 해야되고 모여서 왁자지껄 떠들어도 되고 해야 제맛이다 "왔냐?"하고는 조용히 밥만먹고 놀이도 안하고 묘지들렸다 오면 무슨 재민가?
해마다 밀리면서 손수 운전하고 가는 사람들이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나처럼 친척도 없고 제사도 안지내고 지금은 형제들이 거의 세상을 떠나서 더 쓸쓸하다
갈곳은 많지만 차표도 안끊어놨고 그렇다고 해외로 갈 형편은 못되고 하니 조용히 주로 집에 있는다
극장은 평소도 자주가니 이런날은 안간다
문화원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사람들이 왔다
마침 셔틀버스가 태워다줘 나들이를 해 차가 밀리면서 명절기분을 맛(?)보았다
문화원에서도 미사하고 난 후 음악회를 바로 했는데 중간에 나가보니 신자들을 위해 먹거리를 준비해서 마음대로 먹도록 해놨다 포도와 음료수을 들고 근처의 시골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시간되자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시골길은 안밀린다 도시 한복판이 밀린다 올때 많이 밀린것을 안 기사분이 다른길로 온다
옆에 탄분이 "안 밀리고 빨리 왔네!" "그건 시골길로 돌아와서 그래요"
차 밀리는것을 보며 명절기분 만끽하기는 내가 처음일지도 모른다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가끔씩은 밀리는것도 괜찮습니다
중국 북경의 차 밀리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