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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첫아들

지인이 딸만 있어 아들타령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분 나이도  많다 재혼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왜 재혼을 하는지 다 아는데 나만 몰랐다가 최근에야 알았다

그것도 나보다 나이가 20년이나 적은 후배인데 둘이 극장도 잘가고 자주만났는데 그분의 재혼이야기에서 알았다 "언니가 몰라서 그러는데 아들없는 집은 아들을 얼마나 기다리는줄 알어!"

 

그리 오래 안됐지만 지금 시대하고는 다르다 내가 어렸을때도 아들타령은 했다 지금은 아니다 오히려 딸을 원하는집들이 상당하단다 아들들 비싼 돈들여 공부시키면 처가쪽만 가고 부모는 별로로 여긴단다

70~80살 먹은 사람들이 아들타령하면 조금 이해는 된다 그시대는 그랬으니까

 

우리오빠도 딸만 둘인데 현재는 세상에 없다 그것때문에 고민했는지 위암에 폐암에 걸려 돌아가셨다

언젠가 " 딸은 시집가면 그만이야!" 한다 오빠시대도 그다지 꼭 딸을 낳아야만되는 시대가 아니었는데도

아들은 남의 집으로 가진 않겠지만 결혼하면 부모 생각하는것은 데체로 딸들이다 아들일수록 장가들이면 마누라하고 자식밖에 모른다 다만 "나도 아들이 있다" 하는것을 말하기는 좋겠지만

또 당시는 삼형제로 나오는 가수 '산울림'이 있었다 셋이서 키타을 치며 노래하는것을 보더니 "저렇게 나란히 같은 형제가 있으니 얼마나 좋냐"

 

오빠는 장남이다 그 뒤로 네살터울 언니를 낳고 그다음 나를 낳고  뒤에 남동생을 낳았는데 3살때 죽었다 그뒤 여동생 낳고 그뒤 남동생을 2명더 낳았다 그러다보니 남자형제끼리 나이차이가 너무 나는것이다

오빠는 남자형제끼리 말하고 놀고 하는것을 은근히 부러워했다

그때까지도 나는 언니하고 몇 살 차이 안나도 친한지 안친한지 말도 별로 안하고 그냥 조용히 살았다

 

살면서 오빠를 자주 원망했다 우선 올캐한데 잡혀서 사는것도 보기싫고 담대하지 못하고 ....

막내녀석은 반대로 완전 왈패다 아이들하고 퍽하면 싸우고온다 근데 덩치는 볼품없는데 깡은 있어서 

그부모들이 쫒아와서 제발 싸우지말고 잘 놀아달라고 하곤했다

부모들이 올때 아이도 데리고 오는데 덩치는 남산만하다 우리엄마가 보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근데 아이가 상당히 큰데도 맞는군요 죄송합니다"

이말들은 막내녀석  "너 내일학교가서 죽었다"

무지막지한 상처는 없고 좀 괴롭혔다는 것이다 덩치가 워낙 작어서 맞지 않으면 다행이다

 

막내의 바로 위도 남동생인데 어느날보니 그때는 중학생였는데 길가에서 아이들이 싸우는걸 봤는데 동생이 책가방을 땅에다 확 던지더니 마구 달려들어 싸우더란다

사나운 개 콧잔등이 성한날 없다고 동생도 싸우면서 맞아서 가끔씩 상처를 입고온다 그래도 아무렇치도 않게 태연히 집에와선 아무말도 안한다

어느날 물었다 "넌 등치도 작으면서 어떡게 싸우니"    주먹을 콧잔등에다 쎄계 날리면 피가 나온다 그러면 대게는 겁을 먹는단다 그담부터 죽기살기로  난타가 된다

 

자주 그러니  갑자기 동생이 집으로 들어오는데 엄마는 눈치가 빨라서 얼굴을 보며 "너 지금 누구 때리고왔지!"  몇대 때리고 겁나서 집으로 피신한것 같다

이러는 동생도 30 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다 역시 암이였다 우리가족 암력이 강하다

오빠 이야기를 하다보니 동생들 이야기도 나왔다

우리 부모님이 결혼했을때는 아들우선이다 부모님이 첫아들을 낳았으니 속으로는 기뻐했을 것이다

 

비록 그다지 효자노릇을 못했을 망정 아들을 제일먼저 낳았으니 시가나 친정으로부터도 얼굴들기 좋았고 또 많은 부모들이 첫아들을 낳으면 세상을 다 가진것처럼 기뻐한단다 '나도 아들이 있다'

지금 생각하니 그것이 효도였다 부모님을 안심시켜놨으니 얼마나 잘된 효도인가

그런것을 지금 이 나이 먹어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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