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분이 이번에 박사학위를 받았다는걸 알게됐다 그전부터 논문쓴다는 소린 들었지만, 논문심사가 알다시피 그렇게 쉽게 통과돼지 않는다
받는분은 목회자 신분이고 하는일이 무척많아 이번에 나처럼 몇년만에 본다
목회하랴, 대학원 나가고(인천서 서울로) 논문쓰랴, 자원봉사하랴, 책 읽어야지, 외국도 가야지, 강의(설교아님)나가야지
그래도 나이가 젊어 체력이 뒷받침되니 할 수 있다 우리모임에서 가장 젊다
오후에 반바지에 간단한 슬리퍼를 신고 왔다 모임장소에서 멀지않은곳에 집이 있다
이분 평소에 말은 그런대로 하지만 많은편은 아니었는데 자신감이 넘친 나머지 쏟아지는 말과 흥분도 함께 했다 사실 박사학위 일반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일인데 그분이 약간 흥분되서 하는말은 최초로 자기가 논문에 실리는것인데 그걸 자기가 발견하고 써내는 것이라고 강조
목회자니까 거기에 관계되는것을 썼다 법과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는데 법과 관련된 교회법같다
난 개신교를 잘 모른다 각 개인이 하는 물론 교단에 신고하고 하지만 조금씩 다르다
가톨릭은 중앙집권제라 모든걸 교황청에서 하고 교황청은 각 나라의 추기경이나 주교들을 모아 회의하고 논의된것 성경에 합당한것 등을 추린다
이분은 개신교의 교회의 체계에 관한것을 썼다 한국최초로 교계법령에 관한것을 정리하고 쓴것
두꺼운 학위논문집 한권을 가져와 친한 동료에게 인쇄비만 받고 준다 200권을 인쇄 했다고
논문집을 보며 같은 하느님을 믿어도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순간 해봤다
교회의 법은 '하느님법과 교회법'이 따로있다
예를 들어 십계명은 하느님법이고 신부의 독신제는 교회법이다
하느님법은 반드시 지켜야 되고 교회법은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
가톨릭의 7성사는 성서에, 예수에 의한것에 기인한것이지 가톨릭 수장들이 멋대로 만들어 놓은것이 아니다
7성사(세례성사, 성품성사, 성체성사, 고백성사, 혼인성사, 견진성사, 병자성사)
암튼 그분은 개신교의 법체계를 나름대로 여러가지 책을 보며 2년을 준비해 4학기만에 학위받았다고
보통 학위는 4학기를 대체로 넘긴다 정말로 어려운것을 썼는데 같은 교단의 대학이 아닌 일반대학교의 법학과에서 한것이다 심사위원도 5명이나 있고 2명이나 초빙해서 검토한 것이란다
이분이 평소에도 자기만의 방에서 글쓰고 책읽기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목회를 소홀하게 홀대하지 않는다 원래 진짜하는것은 목회이다 나머지는 더불어서 하는것이고
글쓰고 책을 자주하는분들이 대체로 말도 잘한다 이번에 학위받고 강의가 줄줄히 밀려있단다 제주도까지 가고 여기저기 대학에서 들어오는데 아주먼데는 잘 안간단다 근데 제주도는? 비행기를 타니까
인성도 아주좋다 자기교회의 직책을 가진 한분이 결혼식 축의금이야기를 하는데 자기는 예전에 10명도 넘게 했는데 이번 결혼식에서 딱 1명만 들어왔다고 말해 "당신 그럴려면 여기 그만둬!" 했다고
그분 이야기는 00정도면 그런것 정도는 이해하고 넘겨야 되는데 꼭 준것만큼 받으려는게 꽤씸했단다
하느님의 사람은 자기를 어느정도 희생하고 기도하고 봉사해야지 꼭 그렇게 하며는 안된다는것이 그분의 생각
논문집 한권을 받은분은 가톨릭분이다 이분 왈 "우리나라에 이분같은 목사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봐도 그렇다 얼마간 같이 활동한적 있는데 항상 자기가 뭔가를 내어놓지 바라지않고 상처주는 언어 절대 안한다 그렇다고 마구 자기교회 자랑도 안하고 묵묵히 할일만 한다
오해 마시라
그렇다고 다른 목회자분이 나쁘다는 생각이 아니다 워낙 세상이 안좋아 올챙이 몇마리가 물을 흐려서 그렇치 내가 생각하는 많은 성직자들 목회자들 스님들 거의 자기일에 충실하다 어쩌다 실수한것일뿐
"암튼 축하드려요
남들 하기 어려운것을 해냈으니 앞으로 하는일마다 다 잘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가톨릭교회의 서품식인데 납작 엎으리는것은 가장 낮은자리에 있겠다는 말을 들었다 (각 종교의 모든 성직자분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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