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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나이 듦의 서러움

오늘 95(여)세 되는분이 사망했다고 기도부탁드린다고 들어왔다 사진도 봤다

조금 젊은날 찍으셨는지 그냥 한복입고 수더분하게 생기셨다

돌아가신 분을 위해 짤막한 화살기도를 바치며 드는 생각이 '내가 만약 저 나이 될때가지 산다면~~~'

아!!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돌아가셨으니 다행이구나  

 

요즘 80은 보통나이에 들어간다 적어도 저정도되야 살만큼 살았다고 하는데 자세한것은 모른다 묻지도 않았고 더 알려주지도 않았고  요양원에서 돌아가셨다

95세면 자식들이 아무리 못있어도 네,다섯은 있을텐데 글구 돌아가신분이 옛날분이라 요양원가는것 그닥 원하지 않았을것 같고 암튼 자식들은 먹고 살기 바쁜지 어쩐지 모실 상태가 못되어 요양원에 모시다 돌아가셨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오랫동안 자리보전 했다고

 

내가 밤낮 걱정하는것이 있으니 오래살까봐서다 지금 죽어도 되것만  마음대로 할수도 없고

지금이야 아직까지 갈데많고 할것많고 잘 돌아다니고 한다마는 더 늙으면 그야말로 흔히들 다리아퍼 못돌아다니고 멍하니 있는다고

 

그전에 지인이 45평 아파트를 월세를 줬는데 때가되어 언제까지 비워달라고 했다 부부가 학교 선생님들인데 자식은 초등생 2~3학년쯤 남자아이있고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 4가족인데 자세한 사항은 모르나 월세가 지방이라 그런지 보증금 천만원에 월 백만원받고 있었다 지방이라도 서울근처다

사연은 모르나 여지껏 보증금도 못모으고 왜 비싼 월세를 사는지는

 

어느날 주인하고 둘이서 그집을 방문했는데 아이만 있고 부모는 없었다 분명 시간약속하고 갔겄만

방을  둘레둘레보면서  작은방을 노크하며 손주가 문을 열어주는데 80중반쯤 되는 노인이 누어있다가 사람이 오니 일어나려한다  "그냥 누어계세요 집 구조만 잠깐 보러왔어요"

할머니 누운자리 근처엔 책도없고 라디오도 없고 핸폰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서 휑하니 눈만 껌먹거리고 계셨다가 우리가 보니 일어 나시는것을 본적있다

 

방만 4개라 부부하나 쓰고 아들,할머니 쓰고 하나는 누가 독차지 하는지는 모르고

그것보단 할머니의 안스런 눈방울이 자꾸 눈에 어른거렸다 촛점잃은 허여멀건 눈동자 살아있는 송장이다 때되면 밥먹고 생리적으로 쏟고 할 일 없으니 누었다 일어났다 하는것 같다

 

돌아오면서 방이 언제 나가니 어쩌니 하는데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고 자꾸만 그할머니가 어른거린다

오래사는것이 결코 축복이 아닌 자칫하면 재앙이 되는 시대에 살고있다 할머니는 겉으론 아퍼보이지 않았서 다행

 

늙어도 건강하고 할 일 있고 하면  덜 걱정된다

 

여기서의 할 일이란 혼자 하는일이다 그 나이되면 친구들도 하나둘씩 떠나가고 주의에 거의없고 말 시키는 사람도 없다 요즘은 남자들 퇴직하자마자 그렇게 굽실대던 아랫사람들이 짐싸고 오던바로 그시간 이후부터 완전 쳐다도 안본다고.... 같이 근무할때나 부장님이고 과장이다

 

사회자 송해씨, 곧 80이 다되어가는 뽀빠이 이상용씨, 백살이신(넘었나?) 김형석교수님 이런분들은 나이들어도 건강하고 젊은날 이것저것 한것이 많아 은퇴하고도 한참 넘을 나이에도 여전히 활동하신다 이런분들은 예외로 친다해도

 

누구는 90먹어도 진짜로 할 일 많다 난 감상을 좋아해 박물관을 잘 다닐것이고 취미도 많고 하니 외롭진 않을것 같은데

제 경우는 솔직히 말한다 아무리 돈이 많고 건강해도 오래살고 싶지 않아요 사실입니다

 

난 손벌리는것을 아주 질색한다 이웃에게, 친척에게, 국가에, 손벌리지 않고 열심히 살자주의다

그대신 하느님에게 빌려달라고 가끔 말도 안되는 소릴한다 아님 건강을 주시던지 하며 어린아이처럼 떼 쓴다

늙어서 가장 많이 나가는것이 겪어보니 의료비, 어쨌튼 오래살면 아무도 좋아하지않고 나같은 경우도 오래살면 안된다

 

젊었을 때 미인였을수록 늙어가는것이 그렇게나 서럽단다

그전에 어느 70대 할머니가 '절도'로 잡혔는데 화장품가게에서 고급화장품을 고르른척 하면서 한,두가지씩 가져온것이 꽤나됬는데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잡혀서보니 집에 화장품이 한가득, 물어보니 할머니 늙어가는것이 서러워서 그랬다고 하는데 젊어서 할머니는 한인물 했단다  고급화장품을 바르면 좀 예뻐질까 그랬다고

 

나야 인물이 원래부터 없어서 그런것은 없으나 늙어가는것이 좋을것은  없다 가수 양희은씨가 라디오 '여성시대'인가 방송에서 오래됬다 실지로 들었는데 자긴 젊을 때 너무도 고생해서 차라리 지금 이나이가 좋다고 하는것을 들었다

양희은씨는 젊을때보다 지금이 더 세련되어 보인다 목소리는 여전하고

 

내가 속상해 하는것은 손이 그렇게 빨랐고 말귀도 얼른얼른 알아 들었는데 손도 느리고 기억력은 흐려지고 말하다가 단어를 자주 잃어버린다 원래도 키가 작았는데 더 줄었고 배는 나오고 ...아니 지금 그런것 생각할때냐고 할지 모르지만

여자는 80을 먹어도 여자다 얼마전까지도 한몸매 했는데....^^

 

이런말 하면 어떤분은 정신차리하고 할지도,  각자의 생각은 주관적이다 그냥 그렇다는것

늙어서 아무도 상대하지 않고 쳐다보지도 않고 늙은이들만 찾아다니며 싸구려상품을 비싸게 팔아먹는 인간들의 먹잇감이 되버린것이 속상하다

 

엊그제도 같이 자리를 앉았는데 나보다 서너살 덜먹은분이 내가 쓴 마스크가 완전하게 얼굴을 안가리고 한다며 뭐라한다 자기가 쓴 마스크가 완결하게 공기를 막아줘 그렇게 써야 한단다 가만보니 봄것 예전것이다 난 최신제품을 사서썼다 한여름이라 겨울처럼 꽁꼼 묶어쓴것, 새로 나온것은 시원하며 얇고 잘나왔다

댁이 쓴것은 미안하지만 여름에 쓰긴 좀 더운제품이고 옛제품이라고 했더니 가만히 있는다

 

 영화관을 자주간다고 스토리를 돌려주니 또 왜 영화관을 가냐고 타박한다 진짜로 타박이다 "극장을 왜 가요?"

"안가면 어디서 보는데?"  집에서 넷풀리스로 부부가 본다며 나더러 극장가지말고 집에서 보라고

이사람 몰라도 한참 모른다 스크린으로 보는것하고 집에서 티비로 보는것하고 다르다 비록 집에서 펄럭이는 꺼먼보자기를 걸어놓고 빔프로젝트로 본다해도 극장만 못하다 웅장한 사운드며 꼼짝안하고 몰입해서 보는맛을 그들은 모른다

 

왜 이런말을 하느냐? 몇살차이인데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인줄 안다

그니깐 주의로부터 늙으면 사람취급도 못받는다는것 무조건 깔아놓고 일단 말을 한다 어느 남자분은 여자나이 몇살 넘으면 여자도 아니라고 했다가 강사한테 된통 혼났다 그말을 내개 했더라면 그사람 진짜로 크게 당했을텐데 내가 워낙 인상이 깔깔하게 생겨서 나한테는 안하고 주의사람들에게

 

말이 딴데로 센것 같지만 결국은 나이들면 여러가지로 취급받지 못하는것을 말하려다 여기까지 왔다

중간에 그만 살수도 없고 죄많은 사람들이 오래산다고 하는데....

 

암튼 오늘 돌아가신 할머니 영원한 안식을 누리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