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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어느 못난 자식

그러고 보면 

아무리 소홀하게 대하고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투정을 부려도 

 

떠나지 않고 

 

늘 거기 있어주는 존재는 부모가 처음이자 마지막인 듯합니다. 

 

-천만번 괜찮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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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보내준글

 

 아무리 못된 자식도 부모는 대부분 끌어안는다 

물론 너무 막나가는 망나니같은 자식 안본다는, 부모도 실제있다 그런것은 얼마안되고 많은 부모들이

그래도 못난 자식일망정 끌어안고 산다

 

그전에 어느 책을 읽었던가 수필였든가 책 읽은지 하도 오래되서 무슨책을 봤는지 기억도 못하는데  

몇줄 안되는 아름다운 글이나 핵심되는 문장은 기억한다

 

 어느 딸이 어머니가 유난히 자기만을 구박한다고 하는글이다 심하면 때리기까지 하고 뭘 쬐그만 잘못해도 무지 혼났다는 글이었다 위로 언니 둘이나 있는데 그 언니들은 한번도  혼내는것을 못보았다

 

커가면서 혹시 내엄마가 계모가 아닌지 아님 자기가 어디 다리밑에서 줏어온 자식인지 별 생각이 다 들더란다

여튼 어려서부터 막내딸은 엄마한데 혼나면서 맞기까지 하면서 자랐는데 

훗날 커서 그것을 알게됬다

 

언니들이 나이차서 결혼했다

그래서 물었다 "왜 나만 이렇게 혹독하게 대했냐고!" 

그제서야 그 어머니는 가정사 이야기를 꺼내논다 

 

딸 하나는 친척이, 하나는 동네 어느가정이 너무 가난해서 맏기고 떠났단다 아주 핏덩이때 들여서 그 자식들은 친부모로 알고 있다는것 그 자식들도 분명 잘못한적 있는데 별로 야단을 치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너는 내가 낳은 자식이라 그랬다고, 만약 두 언니들을 그렇게 너처럼 대했다면 그애들이 커서 모든것을 알게 될턴데

틀림없이 친모가 아니라서 자기들을 구박했을것이라는,,,,  상처주기 싫고해서 만만한 내 자식인 너를 그렇게 대했다고 

 

그제서야 막내딸은 속깊은 엄마의 맘을 알았고  인품있는 엄마를 다른눈으로 보게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계모,계부는 자기자식이 아니면 좀 다르게 대한다 

 

내가 초딩시절에 이웃에 재혼한 아주머니가 있는데 전처의 딸을 얼마나 구박하는지 내눈에도 보였고 자기딸은 끔직히도 아꼈다 천처의 딸을 마구 혼내는데 동생인 친자식이 그걸 묘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모습을 지금도 기억한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우리 부모님이 나를 친자식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키웠을까

자주 여기저기 쓰기는 했다만 난 어지간히 부모속을 바글바글 썩혔다

다른게 아니고 자식들은 많고 가난하게 사는데 꼭 내가 그렇게 아펐다

 

요즘이야 자식들 하나,둘만 낳아서 쬐끔만 아퍼도 병,의원가고 기침만해도 약먹이고 법석을 떨지만

내 어린시절은 나라도 가난하고 우리집도 매우 가난했다 자주 아퍼도 얼른 어디가지 못한것은 알지만 지금도 여전히 기억하는 의원이 있으니 이름하여 '용한의원'이다 

함부로 간판이름 내놓지 않는데 내가 초딩시절이고 지금 이렇게 늙었으니 없어져도 한참 됬을것이고

 

여튼 그의원을 가서 자주 침을 맞고 한약을 가져왔다 지금이야 한약도 다려줘서 매끼마다 먹기좋게 해준다마는 

옛날에는 그야말로 하얀봉지에 주렁주렁 사극 드라마보면 나오듯이 그렇게 가져오면 엄마가 탕기에 넣고 다려서 주고 다린껍질들은 장독대위에 보자기를 널어놓고 말려 나는 또 달콤한 감초를 골라먹었다

 

그의원을 하도가서 기억하지만 다른의원도 몇번가고 약도 약방가서 가져오고

감기도 잘 들었지만 몸살을 밥먹듯이 앓았다  몸살 앓으면 우선 학교를 못갔다  짤리지 않을만큼만 다닌것 같다

 

그 시절은 동냥하는 거지도 많았다 벌이도 시원찮은 우리집에 자식이 이렇게 속을 썩히니

다행히도 다른 자식들은 어쩌다 아펐지 나처럼은 아니었다  즉 나는 없는 가정에 먹고 살기도 힘든데 비싼 의원을 다녔고 한약을 지워왔고 약방(당시는 이름이 약방임)을 뻔질나게 부모님이 드나들었고

"끙끙" 소리내며 자주 앓는 나는 저녁 때 아버지가 가끔 '배'를 사오는것을 맛있게 먹었다 

 

그때만 그랬으면 다행

초딩때보단 덜아펐지만 중,고등시절에도 그랬다

학교 졸업하고 나서 남들은 회사를 다니는데 난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그땐 위장병과 장염을 자주 앓았다 몸살과 더불어서, 몸살은 자리펴고 눕지만 다른병은 그런대로 돌아다녔다 

 

 나이가 찼지만 꿈도 못꿨다 나 역시 갈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누구보다 내 자신이 처지를 잘 아니까

엄마는 어느날 솔직한 말을 한다 "누가 너를 데려가냐? 내가 시어미래도 너같은 며느리 안얻는다"

하나도 틀린말 아니다 그런말 들었어도 그닥 섭섭하지도 않았다 그것이 사실이니까

 

그러면서도 믿기지 않겠지만 난 미례를 하나도 걱정 안했다

"죽든 살든 뭐 어떻게 되겠지 설마 내가 오래 살라구!" 했던것이 지금까지 죽지않고 이렇게 쓰고있다 

 

자주 앓는데다가 사회생활하면서 성격도 거칠어지고 아프니까 신경질 자주 부렸다

부모니까, 내가 낳은 자식이니까, 봐준것이다 만약 우리 부모님중에 한분이 계모나 계부였다면 벌써 쫒겨났을것

 

그것뿐만이 아니다 다 적기도 힘들다

난 부모님에게 아무 쓸모없는 자식이고 괴롭히고 욕먹이는 자식인데도 부모들은 그것을 받아들였다

투정부리고 화나면 부모님에게 대들고 머리가 커서는 또 따지고도 들었다(지금도 이버릇 여전히~~) 

 

엄마는 자식들에게 곧잘 말을 시겼고 의논도하고 물론 아버지하고도 의견을 나누기도 했지만 

별것이 아니면 그냥 자식들에게 슬쩍 물어보기도 했다

 

어느날 그것이 싫어서 난 해선 안될말을 밷었다

"엄만 왜 그런말을 아버지하고 안하고 자식들에게 이야기 하냐고,,,," 그 뒷말은 차마 못쓴다

아버지는 다정하지 못해서 말했다간 한소리 듣는다 아마 지금 그렇게 했다간~~

 

엄마한테만 대들었냐?

그것도 아니다 아버지한테도 가끔씩 대들었다 분명 내가 잘못 안했는데 무조건 혼내는것 같았다그러면 옛날 사람들은   "어서 잘못했다고 말하라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것이 없고 이치에도 맞지 않아 절대 잘못햇다는 말을 죽어도 하지 않자 아버지가 때릴려고 하면 엄마는 또 빨리 도망가라고 손짓한다 

 

"내가 도망을 갔을까" 

절대 아니지!

 

맞아 죽으면 죽었지 잘못하지 않은 내게 도망이란 없다 

잘못했다는 말도 안하고  도망도 안가면 나중에 알았지만 부모는 더 속탄다고 

드디어 때릴려고 하면 엄마는 나를 강제로 밖으로 끌어내었다 

 

그때도 무슨 자존심인지 밤이 한참 지나도 집에 들어가지 않고 멀리 한참 떨어진 구석진곳에 앉아있었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상관않고 절대 내 발로 들어가는 일은 없었다 "그래 그냥 여기서 죽자 죽어도 안들어간다"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금 그 벌을 스스로 받는것 같다)

 

그쯤 어디서 엄마가 저멀리 찾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엄마는 등짝을 치며 "그렇다고 시간 지났는데 집에 안들어오냐고" 한마디하며 엄마손에 끌려서 들어갔다

 

이런 사건(?)이 한두번이 아니다 자주 그랬다 그냥  "잘못했어요" 한마디만 하면 될것을 

그 한마디가  죽어도 하기 싫었다 하도 그러니 자주 쫒겨나다시피 했는데 그래도 집을 내발로 찾아들어간적 한번도 없다

엄마가 찾아올줄 뻔히 알기에

 

커서 나이가 들고 또 아픈 동생을 보면서 부모님 속썩힌 일이 저절로 알게됬다

 

'부모의 은혜는 죽어도 못갚아서 그 빛을 자식에게 갚는다'는 말이 있다 

 

나는 아직도 부모의 은혜를 못갚고있어 이렇게 여전히 아푼것보니 스스로 갚는것 같기도하고

 

나만큼 부모속 썩힌 자식도 드물것이다 

정말로 우리부모니가 봐줬지 내가봐도 너무했다 

 

무례하고, 대들고, 아펐고, 했어도 부모의 존재는 늘 거기에 있는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정말 잘못했습니다 못난 저를 용서 하시기 바랍니다"

 

살아생전에는 한마디도 안하다가 부모가 돌아가고 없으니 이제서야

 

에휴~~ 못난 자식같으니라고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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