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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용서해 주세요

어제도 서울기온이 22도라더니 그닥 쌀쌀하지 않았다 여전히 반팔입은 사람이 더 많고 지하철 에어컨도 빵빵하게 나온다 지금 10월이니 다른 때 같았으면 한창 가을을 즐길 날인데 요샌 어떻게 된건지 여전히 더웁다

낮에는 초여름처럼 같은 날씨라고 방송에서도 나오는데 이것이 다 이상기온과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입은 가죽반코트가 있는데 몇년전에도 깃을 빼고 안입던 겨울코트 갈색으로 깃을 달았다

달고보니 참 바느질도 잘하고 됬는데 한해 지나보니 너무도 '노티'가 나는것

내가 아무리 나이들었지만 너무 노티 좔좔 나는것은 질색한다

가죽옷은 잘 입으면 오히려 젊어보이는 장점이 있다 오토바이타며 장화신고 청바지에 가죽점퍼입는 사람들을 보라 

젊은이들만이 아니라 나이든 장년들도 장화 신고, 가죽옷 입고, 승마복 바지입고, 달린다

 

걀색의 깃털은 매우 따뜻하기는 하다 

 

그옷 수선할 때 그야말로 사,나흘 걸린다더니 보름도 넘긴것으로 알고있고 그아저씨 흉도 은근히 봤다

얼굴보면 볼 때마다 자주 불콰해 보인다 이미 한잔을 걸친것 옷을 몇번을 찾으러 갔는데도 문은 열어놓고 어딜 다니는지

전화도 안받고 한참을 기다려서 뭐라하면 자기도 나름대로 여지껏 바뻣다고 변명한다

이분한테 수선도 하지만 원래는 세탁이 기본이고 세탁소에서는 자그만 수선은 해준다

 

이곳으로 이사와서 다시 그걸 꺼내 입으려고하니 진짜로 완전체 노인으로 보이는것이 아닌가

아직은 더워서 안입는다마는 날씨는 금방 바뀐다 미리미리 손봐 둬야기에 

요즘은 세탁소도 보기 힘들다 마침 동네에 세탁소가 있어  맡겼더니 자기는 안하고 아내가 한다는것

일단 맏기고 왔다

 

어제가 됐나 아침에 전화와 보니 세탁소다 시간없어 낮에는 못가고 저녁 퇴근무렵에 갔다

 

그 사람이 자기네에서는 이런것 가죽이라 수선 못한다고 한다  아무소리 안하고 들고왔다

집에와서 가만 생각하니 그전에 살던곳에 항상 불콰하며 술을 마시던 아저씨가 세탁도 잘하고 수선도 잘한 것이다

그러니 그렇게 뱃짱부려가며 일한것이 아닌지 

다른곳에서 수선 못하는것을 거기선 했다 

 

그냥 깃만 갈면 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않고 또 가죽은 다르단다 

 

보통 옷을 깃만 갈아도 확 다르다 글구 어렵지 않게 하는것을 봤는데

가죽옷은 다르다고

가만 살펴보니 보통 면옷이나 헝겁옷은 알맞게 잘라 박으면 되었는데

가죽옷은 약간 깃을 널널하게 달고 내옷은 깃도 일반깃과 많이 다르게 생겼다 자칫하다간 옷버린다

 

그러니까 깃을 다는것이 아닌 깃을 완전히 리폼하는것이 된다

인터넷으로 수선집을 찾으니 있다 

내일 당장 근처의 전문수선집이 마침 나와있는데 가져가봐야 할것 같다

 

그전에 했던분이 내옷 가죽코트를 보더니 이것 상당히 하기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는데 맞는것 같다

 

원래는 코트 아래까지 양털인지 무슨털이 길다랗게 달렸는데 가을에 입기는 덥고 겨울에는 춥고해서 언니가 준것이다

그 털을 잘라버리고 안입는 겨울코트를 가져가 깃만 수선했는데도 조금 비쌌다

 

옷을 보면서

"그래! 수선도 아무나 하는것이 아니지"

전문 수선집에 맏겨야 겠다 

 

"아저씨? 아저씨가 제 때에 안해줬다고 마구 불평했는데 죄송해요 저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