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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불빛이 있는 도시가 좋다

며칠전에 같이 수강하는 분의 차를 타고 온적이 있다  서울 밖이라 1시간도 넘게 달려왔다

빨리 온다고 했는데도 해가 일찍 넘어가서 그런지 올때는 그런대로 해가 있었다 얼마쯤 오는데 정말로 석양이 멎지게 지는것이 아닌가 

주의에 온통 붉은색이 돌고 우린 차를 몰고 오면서도 지는 '해'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편하게 친구라 부르겠다 실지 우린 몇살이나 내가 많은데도 편하게 말을 했다

그녀는 작년인가 어디섬이라 불러줬는데 지금 잊어버렸다 큰일이다 벌써 이러니

안면도인가 대부도인가 어느섬에 갔다가  차로 혼자 몰고 나오는데 시골길이라 그런지 가로등이 얼마없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고  

 

그러면서 자긴 시골이 보기는, 여행하기는, 좋지만 살라면 싫다고

나도 그렇다 시골길이 고즈넉하니 꽃도피고 보기는 좋아도 살라고하면 나도 싫다 

우선 캄캄하고 적막한것이 싫다고 했더니 그녀도 바로 그것을 지적한다 사방이 온통 캄캄한것이 싫다고

 

특히 차를 운전하는 사람일수록 거리에 가로등이 어느정도는 있어줘야 한다며 그때 아주 혼자서 가로등도  제대로 없는길을 찾아서 집에 오는데 얼마나 무섭던지 하며 ~~~

사람 북적이는 도시가 좋단다 

 

나이들면 남자들은 전원을 살고싶어하고 여자들은 나이들수록 도시에서 더 살고싶어한다

그래서 남자들이 전원살고 싶으면 제1순위가 아내를 자기편으로 잘 끌여들여야 한다

 

난 시골서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도시가 좋다 그것도 북적거리는 도시일수록 좋다

술먹고 고함지르는 도시가 아닌 세련된 도시이미지를 말하는 것이다

 

문화예술도 즐기고 밤에 아프면 얼른 응급실도 가고 뭐가 먹고 싶으면 24시하는 편의점가서 사오고

문화시설이 잘 갖춰진 도시가 좋다 

 

사람들이 시골로 여행가서 하루이틀은 그냥저냥 좋다 사흘만 지나봐라 

 

평창에 황창연 신부님이 지은 된장도 만들고 밭도 있고 이것저것 시설을 만들어 놨는데 나도 가본적 있다

어쩌면 집을 옛날에 비하면 일단 잘 지어논셈이다 겉으로봐도 괜찮아보인다 지금 시각으로는 방이 너무좁기는 하다마는

여튼 많은 신자들이 찾아가는데 한번 방문하기도 힘들다 예약해야 하는데 보통 1년이상씩 걸린다고 빨라야 6개월

 

지금은 코로나로 어쩐지 모른다마는 

당시(아주 오래됨)그분 말씀이 사람들을 오게 하려니 온갖 좋은 말은 한단다 그분은 도시로 여기저기 강의가 당시는 꽉찼었다

강의도 잘하는편, 두시간을 쉬지않고해도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

 

그분 말씀이 신자들에게 평창이 얼마나 좋은지 말하려니 낮에는 맑은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고 경치좋고 공기맑고

밤이면 별이 쏟아지고 유성이 떨어지고 온갖 풀벌레가 울고 너무도 좋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간다 주로 신자들이 많이가는데 첫날가서 자고는 "신부님 여기 너무 좋아요 이런데서 살고 싶어요"

하는데 속으론 그런단다 "지금이야 좋지 한 삼사일만 지나봐라 도시생각이 간절이 날것이다" 한다고

맞는 말이다

 

전남 '국가순천만정원' 갔다가 멀리 떨어진 '낙안읍성'을 찾아가서 즐긴적이 있다 낙안읍성은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있다

옛날 정취가 가득하고 모형도 있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 사실감이 손에 닿고 눈에 보이고

즐기기는 했지만 살라고하면 싫다

 

저녁늦게 오는데 버스를 놓칠까봐 오고가는 버스시간을 확인하고 또 시골일수록 인터넷하고 다를 수도있어 그 근처의 작은 가게들이 있는데서 버스오는 시간을 물어보는것이 가장 정확하다

내가 자는곳에 와서야 맘을 놓았다

 

친구는 그날도 오면서 여긴 그래도 가로등이 많아서 좋단다 작년에 섬에갔다 가로등이 별로없어 얼마나 고생하고 무서웠는지 모른단다 

 

생각해보라!

중년의 여자가 혼자 차를 몰고 시골길을 달리는데 가로등도 제대로없어 라이트를 비추며 찾아오는것을 

 

이말 저말 하면서 그녀는 현재 박사과정에 있다고 한다 자세히는 묻지 않았지만

내가 그녀보다 몇살이 더 많은데 나도 뭘하는데 그녀더러 왜 그걸 하냐고 묻지는 못했다 허나 필자는 순전히 국가자격증 취득이 목적이고 그녀의 박사학업하고는 다르다

 

그녀를 차를 타고 오면서 

안 물을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궁금증이 올라와서 왜 박사까지 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이상하게 자꾸 배울것이 생기더라고

"맞아요" 나도 이제 그만 나이도 있고하니 그만둘려고 했는데 누가 또 이걸하라고해서 한다며 괜한소릴 하고 있었다

"배움에는 끝이 없는것 같아요 이젠 그만해도 됐다! 하면 다시 새로운것이 나오고~~~"

 

뭔가 통하는 사람끼리 말하니 시간이없어 못하는것 같다

시골길을 지나 도시로 진입하니 휘황찬란한 불빛을 보며 우린 환성을 지르며

"드디어 왔어!"

 

나는 불빛이 있고 휘황찬란하고 문화가 있는 공연이 있는 음악이 흐르는 도시가 좋다